아프리카 백인 여성이 올림픽 이끈다... IOC 역사상 처음
By lkpxxxx Posted: 2025-03-21 10:56:17

오는 6월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커스티 코번트리(왼쪽). /AFP연합뉴스

오는 6월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커스티 코번트리(왼쪽). /AFP연합뉴스

 

20일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 위원장 선거에서 짐바브웨의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커스티 코번트리(42)가 1차 투표에서 과반(97표 중 49표)을 얻어 제10대 위원장에 선출된 것이다.

 

역대 IOC 위원장은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에르 쿠베르탱(프랑스)을 비롯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자크 로게(벨기에), 토마스 바흐(독일) 등 주로 유럽 국가에 소속된 스포츠계 거물들이 맡아왔다. 사마란치의 아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6·스페인) IOC 부위원장과 서베스천 코(69·영국)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력 후보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다시피했던 그는 이번 깜짝 승리로 IOC 역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이자 여성 위원장이라는 기록을 한꺼번에 세웠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이번 투표는 IOC가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진정한 글로벌 조직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몇 달간 바흐 위원장과 다른 후보들과 논의하며 IOC를 하나로 모아 나가겠다”고 했다. 코번트리가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 짐바브웨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이 나라 전체 인구의 0.2%도 되지 않는 극소수 백인으로 아프리카 스포츠의 역사를 썼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유럽 열강의 식민 통치가 이뤄졌던 지구촌 많은 나라에서 백인들은 막강한 사회·경제적 권력을 누렸지만 1980년 영국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짐바브웨에서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독립운동을 이끌고 총리와 대통령으로 37년을 통치했던 로버트 무가베(1924~2019)는 가뭄과 경제 정책 실패로 민심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1990년대 중반부터 토지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흑인들에게 분배하기 위해 백인 농장주들의 농장을 강제로 몰수했다. 백인들을 불평등의 근원으로 몰아세우는 기조에 맞춰 흑인들이 백인 농장 습격이 잇따랐다.

 

여기에 반정부 세력과 비판 언론까지 전방위로 탄압하면서 무가베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잇따르자 짐바브웨의 경제는 아프리카 최빈곤국 수준으로 전락했다. 정권의 탄압과 위협을 견디다 못한 백인 짐바브웨인들의 탈출이 잇따르면서 독립 당시 4% 수준이었던 백인 비율은 0.16%(2022년 기준)로까지 전락했다. 그 안에 코번트리의 가족이 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1983년 9월 수도 하라레에서 화학회사를 운영하는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그는 흑인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이 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던 수영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열일곱 고교생 시절이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국가 대표로 출전했다. 그리고 4년 뒤 아테네 올림픽에서 200m 배영에서 우승하는 등 금·은·동 한 개씩 메달을 땄다. 짐바브웨가 독립하던 해인 1980년 참가한 모스크바 올림픽 여자 하키에서 우승한 뒤 24년 만의 메달이었다.

 

경제난과 정치 불안, 인종 갈등으로 어수선하던 짐바브웨가 모처럼 하나가 됐다. 무가베가 금의환향한 코번트리를 “금메달 소녀(Golden girl)”라 부르며 반겨 맞았다. 코번트리는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한 개와 은메달 세 개를 추가해 조국을 열광시켰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가장 존재감이 큰 선수에게 맡기는 개회식 기수를 맡아 자국 선수단을 이끌었다. 은퇴 뒤에는 IOC 집행위원에 선임되며 스포츠 행정가로 첫발을 디뎠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고국 짐바브웨에 애정을 표하며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기자회견에선 “나는 항상 짐바브웨를 대표할 것이다. 색깔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2017년 군부 쿠데타로 무가베가 축출되고 집권한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은 2018년 당시 서른다섯이었던 코번트리를 체육청소년부 장관에 임명했다.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 비판도 일부 있었지만, 오랜 인종 역차별에 따른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메시지라는 평가도 있었다. 7년간 체육청소년부 장관직을 맡은 코번트리는 “IOC 일에 집중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의 앞에는 성전환 선수의 여성 스포츠 출전 인정 문제, 우크라이나 침공 및 지원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처리 문제 등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다.

한국인들에게 IOC 위원장은 올림픽 개최지 발표자로 친숙하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 IOC 총회에서 사마란치 당시 위원장이 ‘서울(1988)’을,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총회에서 로게 당시 위원장이 ‘평창(2018)’을 외쳤다. 전라북도가 국내 유치 후보지로 공식 선정된 2036년 올림픽 개최지 발표는 코번트리가 맡게 된다. 2013년 9월 제125차 IOC 총회에서 선출된 바흐 현 위원장은 올 6월 코번트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난다.

 

◇짐바브웨

 

남아프리카의 내륙국. 면적은 한반도의 1.7배이고 인구는 1632만명이다. 지금의 말라위, 잠비아와 함께 영국의 아프리카 남부 식민지인 ‘로디지아·니아살랜드 연방’을 구성했다. 1964년 말라위·잠비아가 독립한 뒤에도 ‘남(南)로디지아’라는 영국 식민지로 남아 있다가 1980년 독립했다.

 

흑인 민족주의자 로버트 무가베가 이끄는 정권 수립 뒤 19세기 후반 아프리카 식민 통치를 이끈 영국인 세실 로즈의 이름을 딴 국호 ‘로디지아’를 ‘짐바브웨’로 바꿨다. 토착어인 ‘쇼나어’의 ‘드짐바 드자 마브웨(돌집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땄다. 영국의 지명을 따 이름을 붙였던 수도 솔즈베리도 흑인 민족 지도자 네하라와(잠들지 않는 자)의 이름을 따 하라레로 바꿨다.

 

독립 당시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영국 식민 지배 때 갖춰진 사회 인프라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아프리카의 보석’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로버트 무가베의 장기 독재와 인권 탄압, 경제 실정 등으로 인해 빈곤국으로 전락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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